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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가운데 무려 29명은 피해구제를 최초로 신청한 지 이미 5년이라는 긴 세월이 훌쩍 넘었음에도 여전히 최종 결과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시)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아 공식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14일 기준 전체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신청자는 총 8,097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6,080명이 안타까운 피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으며, 아직까지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미결정자는 총 75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결론이 유예된 미결정자 75명 가운데 42명은 가습기살균제 실제 노출 여부를 정밀하게 확인하기 위한 심층 조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 문제는 나머지 33명으로, 이들은 모두 임신 중 태아 시기에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뒤 세상에 태어난 출생아들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측은 이들 태아기 노출 출생아들에 대해 "인과관계 연구 결과가 부재하여 판정이 불가능하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행정 절차나 심사가 지연되는 문제가 아니라 태아기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그 이후 아이들에게 나타난 건강 피해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턱없이 부족하여 피해 인정 여부를 도저히 결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태아기 노출 출생아 33명 중 29명은 무려 5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피해구제를 간절히 기다리며 판정을 촉구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조속한 관련 연구 착수와 합리적인 피해 판정 기준 마련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1994년부터 무분별하게 판매된 치명적인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참사의 비극은 무려 3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전국의 의료기관에서 원인을 도무지 알 수 없는 의문의 폐 손상 환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대규모 역학조사를 통해 가습기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의 끔찍한 인과관계가 세상에 처음 밝혀졌다. 이후 지난 2017년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비로소 피해구제를 위한 기본적인 법적 기반이 갖춰졌다.
나아가 지난 2024년 6월에는 대법원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사건과 관련해 국가의 관리 소홀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최종적으로 인정하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이어 오는 2026년 4월 특별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같은 해 10월 8일부터는 기존의 민간 사업자 책임 중심이었던 한계 있는 피해구제 체계에서 국가와 사업자가 함께 무거운 책임을 지는 새로운 손해배상 체계로 전격 전환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국무총리 소속의 배상심의위원회가 직접 나서서 배상 여부와 구체적인 범위를 엄정하게 심의하게 된다.
그러나 이처럼 새로운 국가 책임 배상체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하더라도 피해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면밀한 과학적 연구와 세부 기준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억울한 피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어기구 의원은 태아기 노출 출생아들의 사례처럼 기존의 낡은 기준만으로는 실질적인 피해를 온전히 판단하기 어려운 복잡한 사안에 대해 정부가 관련 연구를 서둘러 진행하고 시급히 합리적인 피해 판정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최종 피해 판정이 내려지기 전이라도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꼭 필요한 전문적인 건강관리와 실질적인 지원이 끊김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촘촘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어기구 의원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사례에서 명백히 드러났듯이 화학물질로 인한 환경 보건 피해는 한 번 발생하면 철저한 원인 규명부터 실질적인 배상까지 수십 년의 긴 세월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의 책임을 한층 더 강화하는 새로운 배상체계에서는 관련 연구와 명확한 기준이 부족하다는 행정 편의적 이유로 힘없는 피해자들이 또다시 억울하게 사각지대에 내몰리는 일이 단 한 건도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김정현 기자 bark7506@naver.com
2026.10.28(수) 1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