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 산골서 쏘아 올린 기적 ‘리코’, 대한민국 1호 기후테크 유니콘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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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 산골서 쏘아 올린 기적 ‘리코’, 대한민국 1호 기후테크 유니콘 정조준
- 예산 덕산 가야산 자락서 출범한 ‘리코’, 2024년 충남 벤처펀드 40억 마중물 투자가 기폭제
- 독자 플랫폼 ‘업박스’로 78종 폐기물 투명 측정·수거… 비용 15% 절감 및 행정업무 90% 감축
  • 입력 : 2026. 07.08(수) 17:32
  • 황신민 기자
사진 - 충남도 제공
[코리아인경제신문/충남] 황신민 기자 = 충남 예산의 한적한 산골 마을에서 단 2대의 쓰레기 수거 차량으로 단출하게 출발한 새내기 스타트업이, 주먹구구식에 머물던 대한민국 폐기물 산업의 생태계를 통째로 뒤흔들며 연매출 400억 원대의 ‘미래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우뚝 섰다.

충청남도가 선제적으로 출자한 벤처 펀드를 든든한 디딤돌 삼아 창업 8년 만에 대기업 등 6,000여 개 회원사를 거느린 해방구로 성장한 기후테크 전문 기업 ‘리코(RECO)’의 위대한 반전 스토리다.

8일 도에 따르면, 예산군 덕산면 가야산 자락 시도 2호선 인근에 둥지를 튼 리코는 ‘버려지는 폐기물을 자원으로 연결하겠다’는 숭고한 목표를 가지고 김근호 대표가 지난 2018년 설립한 사업장 폐기물 처리·자원화 전문 혁신 기업이다.

리코는 자체 개발한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폐기물 통합 관리 플랫폼인 ‘업박스(Upbox)’를 무기로 시장을 평정했다. 업박스는 물류센터, 대형 쇼핑몰, 5성급 호텔, 제조 공장, 대단위 급식시설 등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플라스틱, 폐식용유, 비닐, 종이 등 총 78종의 다양한 사업장 폐기물을 제각각 취급하던 기존 업계의 관행을 깨고 원스톱으로 일괄 수거·처리하는 혁신적 메커니즘을 선보였다.

출발은 여느 시골 스타트업처럼 수거 차량 2대와 현장 매니저 2명이 전부일 만큼 미약했다. 하지만 리코는 2019년 음식 폐기물 서비스를 개시한 뒤 2020년 3월 업박스를 시장에 정식 론칭하며 대전환을 맞았다. 업박스는 사업장의 폐기물 배출량을 전용 저울로 정확히 측정해 처리 비용을 산정하는 ‘투명한 정량제’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도입 업체들은 불필요한 비용을 평균 15%에서 최대 20%까지 절감하는 실질적 혜택을 누렸다.

뿐만 아니라, 지저분하고 악취를 풍기던 배출장에 전용 수거함과 압축기를 도입해 쾌적한 환경으로 탈바꿈시켰고, 수거 차량에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장착해 폐기물의 이동 동선을 고객사에 실시간 투명하게 공유했다. 또한 대용량 배출자가 의무적으로 입력해야 하는 정부의 폐기물종합관리시스템(올바로) 연동 자료까지 업박스 클라우드를 통해 원클릭으로 지원하면서 행정 업무 부담을 90% 이상 경감시키는 혁신을 이뤄냈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서울 코엑스 음식물 쓰레기 수거 입찰 성공을 신호탄으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 물류창고, 유명 백화점 등이 줄지어 리코의 고객사가 됐다. 그 결과 2023년 연매출 200억 원 돌파에 이어 현재는 연매출 400억 원 고지를 밟았으며, 연평균 32%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리코를 통해 절감된 온실가스 감축량만 누적 10만 2,327톤에 달한다.

도가 분석한 리코의 고속 성장 비결 배후에는 충남도가 조성한 ‘청정 벤처 펀드’의 적기 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도가 출자한 벤처펀드인 ‘디쓰리 미래환경 투자조합’은 지난 2024년 리코의 기술력을 알아보고 40억 원의 든든한 마중물을 과감히 투자했다.

이 투자를 발판 삼아 리코는 세계적 가구 기업 이케아(IKEA)그룹의 투자사인 ‘잉카 인베스트먼트’로부터 아시아 기업 최초로 순환 경제 분야 대규모 글로벌 투자를 이끌어내는 대기록을 세웠다. 리코는 유치한 자금을 고도화된 업종별 자원 순환 서비스 개발에 집중 투입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시장까지 진출해 국제 무대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기업혁신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및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선정 아태 고성장 기업 '폐기물 관리 분야 1위'에 등극하는 영예를 안았다.

도 관계자는 “지방의 스타트업인 리코가 글로벌 무대를 누비는 기후테크 선두 주자로 클 수 있었던 것은 충남형 벤처 펀드의 선제적 안목과 투자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렸기 때문”이라며 “현재 운용 중인 5,949억 원 규모의 14개 벤처펀드를 오는 2030년까지 30개, 총 1조 5,000억 원 규모로 대폭 확대해 제2, 제3의 리코와 같은 충남형 미래 유니콘 기업을 지속해서 길러내겠다”고 밝혔다.

충남 예산의 외진 산골 가야산 자락에서 쓰레기 수거차 2대로 출발한 스타트업이 대한민국 폐기물 시장의 문법을 바꾸고 글로벌 투자사 이케아의 선택을 받아 매출 400억 원을 쏘아 올린 궤적은 기적 그 자체이자 웅장한 감동이다. 리코의 성공은 지저분하고 낡은 '쓰레기 치우기'에 디지털 데이터(GPS·클라우드)라는 똑똑한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면 가장 강력한 4차 산업혁명의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한 위대한 지표다. 특히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로컬 청년 기업을 알아보고 40억 원의 벤처 자금을 수혈해 준 충남도의 안목과 모험 자본 행정은 전폭적인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충남도가 공언한 대로 2030년까지 1조 5,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촘촘히 구축해, 내포 땅의 수많은 새내기 벤처들이 리코처럼 전 세계의 환경과 경제를 구원하는 '녹색 혁신 유니콘'으로 당당히 뻗어나가기를 기대한다.
황신민 기자 koeco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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