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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는 ‘2026년 제2회 충청남도 지명위원회’를 개최하고, 청양군이 상정한 지명 제정·변경 안건 265건을 면밀히 심의해 총 263건을 최종 의결했다고 8일 밝혔다.
지명은 산과 들, 하천, 골짜기 등 자연 지형을 비롯해 교량, 터널, 교차로와 같은 인공 지물에 부여되는 명칭이다. 이는 단순한 부름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선조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소중한 공공자산이다.
도는 역사 속에서 왜곡되거나 누락된 채 방치된 지명을 올바르게 바로잡고자 지난 2023년부터 ‘지명 정비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명관리시스템에 포함되지 않은 숨은 지명을 찾아 정확한 지번과 위도·경도를 부여해 고시하고, 과거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잘못 표기된 한자 지명이나 일본식 표기 의심 지명을 청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번에 심의·의결된 청양 지역의 지명은 새롭게 이름을 올린 제정안이 242건, 기존 이름을 바로잡은 변경안이 21건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청양군 운곡면 위라리 일대의 땅은 주민들이 늘 불러오던 ‘사태밑들’로 공식화해 지번(956-3번지)과 위·경도 좌표를 명확히 선언했다. 또한 운곡면 효제리 일원의 골짜기는 ‘돌음말골’로, 운곡면 후덕리 일대 지명은 ‘고라실들’로 각각 제정하고 대표 위치를 명시했다.
이와 함께 ‘빛깔이’, ‘갓골’, ‘기와집골’, ‘늠늠이골’, ‘가랑골’, ‘약바위’, ‘솔무덤들’, ‘방아다리들’, ‘용머리’, ‘장군모퉁이’, ‘산신당골’, ‘새암골’, ‘아홉마지기골’ 등 정겨운 우리말 땅이름들이 대거 국가기본도 등재 절차를 밟게 된다.
기존의 왜곡된 지명도 대대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대치면 광금리 일대의 ‘하금(下金)’이라는 정체불명의 한자 지명은 본래의 정겨운 우리말인 ‘아랫쇠밭’으로 전격 환원됐다. 아울러 일본식 표기 의혹이 짙었던 운곡면 광암리 ‘수령골’과 남양면 온직리 ‘이문안(李問安)’은 각각 지역의 역사성을 살려 ‘수령동’과 ‘이문안(里門안)’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도는 이번 땅이름 정비 사업을 통해 지역의 역사성과 고유성을 반영한 지명 관리 기반을 한층 강화하는 것은 물론, 향후 각종 포털이나 내비게이션 등에서 쓰이는 공간정보의 정확성과 활용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의결된 지명들은 국토교통부 보고와 국토지리정보원의 최종 고시 절차를 거쳐 국가 공식 지명으로 확정된다.
임택빈 도 토지관리과장은 “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온 지명은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가 숨 쉬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앞으로도 정확한 지명 정보 체계를 구축하고 꼼꼼하게 관리하여 도민들이 행정과 공간정보를 더욱 신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땅이름은 그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숨결과 기억이 머무는 곳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땅이름들이 통치 편의라는 명목 아래 해괴한 한자나 일본식 표기로 난도질당했던 아픈 역사는 여전히 우리 국토 곳곳에 상흔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시기에 충남도가 청양군의 '사태밑들', '아랫쇠밭' 같은 보석 같은 우리말 지명 263건을 발굴해 공식화한 것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공간의 주권'을 회복하는 대단히 뜻깊은 문화 독립 운동이다. 이 정겨운 이름들이 국가기본도를 넘어 도민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충남의 이야기 자산으로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황신민 기자 koeco_@naver.com
2026.09.28(월) 1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