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점을 먼저 설계한 항공사, 지역 인프라로 확장되다
에어로케이의 가장 큰 특징은 노선보다 먼저 거점의 역할을 정의했다는 점이다. 청주국제공항을 단순한 출발지가 아닌, 중부권 전체를 아우르는 항공 허브로 재설정했다. 이는 인천과의 정면 경쟁을 피하는 동시에, 수도권 외 지역에 축적돼 있던 국제선 수요를 직접 흡수하는 전략으로 작동했다.
이 전략의 효과는 성과로 이어졌다. 국제선 운항 확대와 함께 누적 탑승객 수가 빠르게 증가했고, 청주발 국제선 네트워크 역시 단기간에 안정적인 구조를 갖추기 시작했다. 청주공항 이용객 증가, 지역 기반 일자리 창출, 청년 채용 확대와 같은 변화는 항공사가 지역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실로 보여준다.
■ ‘많은 노선’이 아닌 ‘다른 노선’… 소도시를 잇는 국제선 전략
에어로케이의 국제선 전략은 대도시 간 연결이 아니다. 대신 소도시와 소도시를 잇는 노선을 통해 항공 네트워크의 빈틈을 공략한다. 일본과 대만에서 먼저 시도된 이 전략은, 혼잡한 공항과 과잉 경쟁 노선을 피하면서도 여행 만족도가 높은 목적지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이 접근은 고객에게는 새로운 여행 선택지를 제공하고, 항공사에는 노선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로 이어진다. 동시에 지역과 지역을 직접 연결함으로써 관광·산업·문화 교류의 흐름을 새롭게 만든다. 에어로케이가 말하는 국제선 확장은 단순한 노선 수 증가가 아니라 연결 방식의 변화에 가깝다.
이러한 노선이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는 배경에는 지역 파트너십이 있다. 지방 정부, 관광 기관, 지역 산업과의 협력은 단발성 수요가 아닌 지속 가능한 트래픽을 만들어내며, 노선 경쟁력을 행정·마케팅·브랜딩 차원까지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 항공을 ‘이동’이 아닌 ‘경험’으로 설계하다
에어로케이의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은 전통적인 항공사의 문법과 결이 다르다. 가격이나 서비스 스펙보다 여행 전후의 감정과 경험을 중심에 둔다. 젠더리스 유니폼을 비롯해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의 협업, 기내 콘텐츠(Artist On Board, Aero-K Mixtape), 온·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일관된 경험으로 설계한 접근은 항공을 문화적 선택지로 확장시키며 높은 브랜드 충성도와 사회적 반응을 만들어냈다.
이 전략은 특히 MZ세대에게 강하게 작동한다. 항공권을 ‘가장 싼 선택’이 아니라, 어떤 브랜드와 여행을 시작할 것인가의 문제로 인식하게 만든다. 에어로케이는 이 지점에서 가격 경쟁과는 다른 방식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쌓아가고 있다.
■ 다음 단계는 ‘종합 여행 플랫폼’
에어로케이는 항공을 넘어서는 구조를 그리고 있다. 부가 서비스 확대, 자체 브랜드(PB) 상품, 디지털 기반 고객 경험 고도화는 항공사의 수익 모델을 다층화하는 방향이다. 이는 글로벌 LCC들이 이미 선택한 길이기도 하다.
효율적인 기단 운영과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여행 전후 전 과정의 디지털 경험 고도화를 향한 준비는 에어로케이가 단순한 지역 항공사에 머물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 여객을 넘어 화물까지, 수익 구조의 진화
에어로케이는 중장기적으로 여객 운송에 더해 화물 운송 영역으로의 단계적 확장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 국제선 네트워크와 기단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유휴 적재 공간을 활용한 화물 운송은 노선 수익성과 운영 효율을 보완할 수 있는 선택지다.
중부권의 산업·물류 기반을 고려해 관련 허가와 제도적 요건을 면밀히 검토하며, 시장성과 사업성이 확인되는 범위 내에서 신중한 접근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는 여객과 화물이 결합된 복합 네트워크 항공사 모델로의 진화를 염두에 둔 전략이다.
■ 속도보다 방향, 지속 가능한 성장
에어로케이가 추구하는 성장은 빠른 외형 확장이 아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 지역과의 상생, 브랜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이다. 청주에서 시작된 이 전략은 이미 중부권 항공 지형에 변화를 만들고 있으며, 다음 단계는 그 성과를 장기적인 구조로 완성하는 데 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규모보다 방향으로, 단기 성과보다 지속성으로 자신들의 역할을 증명해 나가고 있다.
김정현 기자 bark7506@naver.com
2026.09.28(월) 13:25












